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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13구

   개요   :  드라마, 멜로/로맨스

   개봉일   :  2022-05-12

   감독   :  자크 오디아르

   출연   :  노에미 메를랑, 루시 장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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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크 오디아르의 신작인 [파리, 13구]를 보고 왔습니다. 전작들과는 달리 에릭 로메르의 영향을 받은 로맨틱 코미디입니다. 원작은 미국의 일본계 만화가 에이드리언 토미네의 단편 세 개를 조합한 것으로([Amber Sweet], [Killing and Dying] 그리고 [Hawaiian Getaway])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는 영화지만 그 개별 조각들이 어디에서 왔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각색 작업에는 셀린 시아마와 레아 미지위가 참여했는데, 아무래도 젊은 여성들의 관점이 필요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프랑스 영화계엔 젊은 여자들의 이야기를 능숙하게 하는 늙은 남자들이 많지만 오디아르는 자기에겐 없는 당사자성이 들어가길 바랐던 모양이지요.


영화의 첫 주인공은 에밀리라는 콜센터 직원입니다. 요양원에 입원한 할머니네 아파트에서 지내고 있는데, 방세를 같이 낼 룸메이트를 구한다는 광고를 내자 카미유라는 남자가 찾아옵니다. 당연히 이름만 보고 여자인 줄 알았기에 처음엔 거절하지만 결국 둘은 같이 살게 되고 잠시 섹스하는 사이가 됩니다. 하지만 카미유는 관계를 끊고 에밀리를 떠납니다.


여기에 노라라는 새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부동산일을 하다가 법대로 돌아가 다시 공부를 하려는데, 그만 앰버 스위트라는 인터넷 캠걸로 오인받게 되는 사람이지요. 노라는 인터넷으로 앰버의 서비스에 접속하는데, 거기서부터 이야기는 다른 방향으로 나갑니다. 노라는 나중에 카미유가 잠시 일하게 된 부동산 사무소에 취직하고 잠시 둘은 사귀는 사이가 됩니다.


에밀리와 노라만큼 많이 등장하지는 않지만 자기만의 이야기를 가진 또다른 여자가 등장하는데, 그 사람은 카미유의 동생인 에포닌으로 말더듬이지만 무대에서 스탠드업 코미디를 하고 있습니다. 전 이 캐릭터의 발전도 궁금했는데 충분히 나오지는 않더군요. 하여간 이 세 여자들은 토미네의 단편 주인공들을 각색한 인물들이고 이들을 연결하는 카미유는 영화 각색 중 만들어진 새 캐릭터라고 합니다.


다인종 캐스팅 영화입니다. 에밀리는 대만계 중국인이고, 카미유는 흑인이지요. 에밀리의 경우는 원작인 [Hawaiian Getaway] 때부터 중국계였다고 합니다. 그 때문에 [파리, 13구]는 동아시아 캐릭터가 주인공인 드문 프랑스 영화가 됐지요. 그리고 에밀리를 연기한 뤼시 장은 정말 반짝반짝 빛이 납니다. 프랑스 영화계가 이 사람에게 얼마나 많은 기회를 줄 지 두고 봐야겠어요.


출처: 듀나의 영화낙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