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갤러리
개요 : 미스터리
개봉일 : 2025-03-12
감독 : 김여정, 이정찬
출연 : 곽선영, 기소유, 유리, 이설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상세 설명
김여정, 이정찬의 [침범]은 지금까지 공세리, 영영이의 웹툰 [침범]이 원작인 영화로 알려졌는데,
사실 이 영화 각본이 웹툰의 원안이라고 합니다. 여러 사정이 있었겠지요.
웹툰을 보지 않았기 때문에 영화와 웹툰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영화의 연출에 웹툰의 영향이 있었을 수도 있겠지요.
영화는 20년의 사이를 둔 두 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번째 에피소드의 주인공은 이혼한 뒤 혼자 딸을 키우고 있는 수영강사인 영은입니다.
영은의 7살 짜리 딸 소현은 지금 정신병원에 다니고 있는데, 오싹할 정도로 폭력적이고 거의 순수하게 사악합니다.
영은은 아이를 막고 치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점점 선택할 수 있는 길이 줄어듭니다.
두 번째 에피소드의 주인공은 죽은 사람의 집을 청소하는 업체에서 일하는 민이라는 여자입니다.
이 사람은 업체를 운영하는 부부의 집에 얹혀 살며 거의 딸처럼 살고 있는데, 어느 날 해영이라는 새 직원이 들어옵니다.
그리고 그 동안 아슬아슬하게 유지되었던 삶에 균열이 가기 시작합니다.
당연히 두 이야기는 연결되어 있습니다. 민이나 해영이 소현이겠죠. 영화는 두 사람 모두가 소현일 수 있다는 단서를 줍니다.
그렇다고 아주 복잡한 미스터리를 만드는 건 아니에요. 아무래도 소현일 수 있는 사람은 한 명밖에 없습니다.
일단 나이가... 하지만 배우의 나이로 캐릭터의 나이를 계산하는 건 별 의미가 없긴 하지요.
두 사람 모두가 소현일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건, 그들에게 비슷한 점이 많다는 뜻입니다.
두 사람 모두 불운한 과거를 갖고 있고 범죄자 성향이 있습니다. 단지 소현이 아닌 사람은 그것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소현은 극복할 수 없어요. 처음부터 그렇게 순수한 악의 존재로 태어났고 그렇게 존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영화는 자유의지와 본성에 대한 이야기를 장르 이야기의 재료를 갖고 충실하게 풀어가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잃지 않는 재미있는 스릴러인데, 이게 즐거운 경험이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부정적인 감정의 비중이 높아서요. 특히 수현이 아이로 나오는 전반부는 그냥 [바바둑]스럽습니다.
아니, [바바둑]보다 더 심합니다. 영화는 수현에게 어떤 아이다운 매력도 주지 않고, 희망도 제시하지 않습니다.
모성애만으로는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후반부는 그래도 보기가 편한데, 수현의 본성은 그대로이고 더 위험한 사람이 되었지만
적당히 자기를 숨기고 사람들 속에 섞여 사는 방식을 익혔으며 그게 일종의 매력이 되었기 때문이죠.
배우들의 매력과 가능성을 아주 잘 쓰고 있는 영화입니다. 그러지 않으면 먹힐 수가 없는 작품이기도 하고.
곽선영, 권유리, 이설 모두 잘 썼는데, 아무래도 어린 소현을 연기한 기소유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사람들이 한국 아역배우에게서 기대하는 그 안전한 귀여움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연기를 하거든요.
출연작이 상당히 많은 베테랑인데, 다른 영화에서 귀여운 연기를 하는 이 배우의 모습을 상상할 수가 없습니다.
출처 - 듀나의 영화낙서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