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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저자   :  하완

   출판사   :  웅진지식하우스

   출판일   :  2018-04-23

   페이지수   :  288

   ISBN   :  9788901223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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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도 유행을 탑니다.


한 장르가 성공을 거듭하면 쌍둥이 같은 타이틀과 유사한 내용의 모음집이 무더기로 쏟아져요. 요즘 트렌드에 절대적 싱크로율을 맞춘 제목 덕분에 애써 멀리했어요.


지인의 선물도 고사했던,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 동료의 손과 도서관의 추천 코너를 통해 지속, 반복적으로 눈앞에 아른거리더군요. 어느새 제 손에 들려있었고, 그저 뻔한 문장을 내어놓는다면 당장에라도  덮어버리겠다는 강인한 신념으로 한 장, 두 장 페이지를 넘겼습니다.


제게 주어진 시간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열심히','효율적'으로 살고 있기에, 그 덕에 지금의 내가 있음을 자신하기에 좀 더 거부감이 들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곧 그 반항은 작가로 인해 무기력해져요.


살아오며 누구나 한 번쯤 겪어볼 법한 공감의 이야기로 독자의 마음을 두드립니다. 뭐랄까, 대중이 요하고 원하는 사이다적 발언의 말장난이 아닌, 어떤 현상의 이면까지 꿰뚫는 맥락적 관점은 신뢰도를 높입니다.


부제목이라 하나요?


'야매 득도 에세이'라길래 말 그대로 책도 야매스럽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저자, 무척 똑똑한? 공부를 많이 한 사람입니다. 다른 측면에서 비춘다면 영악해요. 4번의 도전 끝에 목표했던 홍대 미술학과에 합격했다고. 이 정도면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온 증거인데.. 타이틀과 상반된 과거의 흔적에 실소를 지어봅니다.


입시라는 한 분야에 4년간 몸담으며 받았던 정신적 고통과 외부의 날선 시선, 더불어 학업과 벌이를 병행하며 느꼈던 희로애락이 글재주로 승화된 걸까요? 열심히 살기보다 영리하게 살아가라 조언함은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보았기에 가능한, 그래서 더 설득력이 갖추고 있다 보입니다. 반면 약간은 위험할 수 있는 발언도 일부 존재.


열심히 살아낸 이가,


아직 열심히 살지 않은 혹은 살고 있는 이들에게 부치는 한 통의 편지. 독자의 상황에 적절한 받아들임과 버림을 가려내는 혜안은 필수. 노력하지 않아도 언젠가 빛을 볼 수 있을 거라는 곡해는 않길..


빙그레 미소 지을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좋은 책, 고맙습니다.


출처 : 생각놀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