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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

   개요   :  SF

   개봉일   :  2023-10-03

   감독   :  가렛 에드워즈

   출연   :  존 데이비드 워싱턴, 젬마 찬

   등급   :  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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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렛 에드워즈의 신작 [크리에이터]의 액션 대부분이 일어나는 곳은 뉴아시아라는 가성의 국가입니다. 

영화의 대부분은 동남아시아 (대부분 태국에서 찍었다고 합니다)와 네팔에서 일어나는데, 솔직히 전 이 묘사가 재수없습니다. 

일단 아시아 국가들은 그렇게 하나의 연합체를 이룰만큼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묘사가 사이버펑크 오리엔탈리즘에 젖어 있어요. 

무엇보다 동남아 배경의 영화에 자국 문자는 거의 안 나오고 일본어 간판만 붙어 있다면 좀 그렇지 않아요?


왜 뉴아시아가 배경인가. 그건 이 영화의 미래 역사에서는 AI가 배후인 것으로 추정되는 LA 핵폭발 이후 서구 모든 국가가 를 금지했지만, 

뉴아시아에서는 여전히 AI와 공존하며 이들을 보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AI의 존재가 인류의 위협이 된다고 생각하고 멋대로 뉴아시아에 침공합니다.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무기는 하늘에 뜬 거대한 성체처럼 보이는 노마드입니다. 

암만 봐도 너무 낮게 떠 있는 저런 거대한 기지가 중력 통제 없이 어떻게 유지되는지는 수수께끼지만. 

사실 그런 기계가 AI 없이 어떻게 운영되는지도 궁금하지만, 영화를 보면 AI가 아주 안 쓰이는 건 아닌 거 같습니다. 

적당히 타협하고 사는 거겠죠.


영화의 주인공은 조슈아 테일러라는 군인입니다. LA 핵폭발 때 가족을 잃었고 자신도 다리 하나와 팔 하나를 잃었어요. 

뉴아시아에 침투해서 AI들에게 종교적인 지주인 니르마타라는 존재를 제거하는 게 임무였는데, 

그만 그러는 동안 마야라는 여자와 사랑에 빠져 결혼까지 했습니다. 

작전 중 테일러의 위장은 발각되고 임신한 마야는 노마드의 공격을 받아 죽은 것으로 추정되었는데, 

정부에서는 마야가 살아있다는 정보를 주면서 테일러를 억지로 작전에 투입합니다. 


이번 목표는 니르마타가 만든 특별한 무기를 찾는 것인데, 그 무기는 여자아이 모습을 한 시뮬런트입니다. 

이 세계에서 시뮬런트는 인간형 로봇인데 실용성과 상관 없어 보이는 이유로 귀 부분에 구멍이 뚫려있습니다. 

하여간 테일러는 알피라는 이름을 붙인 '무기'와 엮이게 됩니다. 

그리고 영화를 좀 보다보면 알피가 노마드를 파괴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라는 걸 알게 되지요.


AI와 인간의 공존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이 영화의 AI는 AI보다는 다른 것의 은유처럼 보입니다. 

일단 AI를 대표하는 시뮬런트들은 지나치게 인간처럼 보이고 인간처럼 행동하니까요. 

그리고 이 영화에는 '인간과 비슷하기 때문에, 인간적이기 때문에 가치있다'라는 논리가 여기저기에 숨어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는 이들과 맞서는 인간들을 오히려 더 잔인하고 가혹한 존재처럼 그리고 있지요. 

전 이 대비와 역전을 지나치게 자주 본 것 같습니다.


그 다른 것은 무엇인가. 이건 너무나도 노골적으로 그러나는데, 영화 전체가 미국의 해외 군사 개입의 비유이기 때문입니다. 

일단 뉴아시아에 침공해 군사활동을 벌이는 미국의 묘사에서 베트남전을 읽지 않는 건 불가능하니까요. 

LA 대폭발은 십중팔구 9.11.의 은유겠지요. 그렇다면 시뮬런트들은 미국에 맞서며 테러리스트나 공산주의자로 몰린 사람들이겠죠. 

그리고 이런 비유의 바다 속에서 테일러는 익숙한 선택을 합니다. 최근에 주인공이 그 비슷한 선택을 한 영화로는 [아바타]가 있지요.


가렛 에드워즈 영화가 많이들 그렇듯 장엄한 비주얼이 인상적인 영화로 큰 극장에서 보시면 좋습니다. 드라마도 강한 편이에요. 

하지만 SF 이야기로서 영화는 좀 쉬운 길을 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바타]도 마찬가지가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아바타]의 SF성은 [크리에이터]보다 훨씬 강하지요. 


출처 -  듀나의 영화낙서판